무한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당신의 목숨은 무한한가요?
그렇지 않죠 유한합니다.
왜냐하면 언젠간 죽기 때문이에요
언젠간 죽기 때문이라는 것은 참이 자명한 명제이며(명제라 함은 참이나 거짓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문장 또는 식입니다.)
누구도 반박하지 않겠죠
그런데 조금 더 질문을 던져보자면
언젠간 죽기 때문이라는 것이 곧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라는 걸 시사한다는 것은 어떠한 무의식의 논리로써 이해될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태어난 시기부터 자아가 아닌 타자는 저의 인생이 시간이 0부터 조금씩 흘러간다고 생각할겁니다.
그 타자는 제 부모님이 될 수도 있고 어느 가상의 제가 아닌 누군가라고 생각하면 되겠죠
태어난지 1초 2초가 되어 곧 1분 1시간 하루를 넘어서 이틀 삼일 등등 하여 한 달 두 달이 되고
어느 날 태어난 지 1년이 됩니다.
보통 요즘 백세 시대라고 많이 하는 걸로 압니다.
태어난지 1년 2년 3년 하여 100년 쯔음 되면 이 숫자를 더이상 셀 수 없겠죠?
이것의 근거는 인간이 죽기 때문입니다.
1년 2년 3년 하여 100년까지의 수를 표현해보면
{1,2,3,4,...,100}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요소들을 모아둔 것을 '집합'이라고 합니다.
수학적으로 직관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직관 또는 사고의 대상으로서 서로 뚜렷이 구분되는 원소의 모임을 집합이라고 한다"
1,2,3,4 등등 하는 유한한 숫자는 우리의 생각으로 보았을 때 서로 구분되는 원소들입니다.
원소라 함은 그 집합을 구성하는 개체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집합은 보통 {} 이런 중괄호 사이에 원소들을 넣어서 ,로 구분하여 서로 중복되지 않게 하여 표현합니다.
유한한 인생을 담은 저희의 {1,2,3,4...,100}이란 집합은 곧 유한집합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집합의 원소들이 개수가 유한하기때문에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유한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수학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유한집합 : 원소의 개수를 자연수로 나타낼 수 있는 집합
그것의 반대라고 할 수 있는 미지의 우리의 무한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한집합 : 유한집합이 아닌 것
하지만 이런 집합의 종류에 대한 정의는 초등적 정의로써 특히 우리가 무한집합을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생기고 정의 그 자체로 굉장히 모호함을 내포합니다.
유한하지 않다는 것이 무한하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원소의 개수를 자연수로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인데
이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의심이 들었답니다. 수학자들은,
저희가 무한이라 함은 그냥 엄청나게 많은 것!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반사입니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무한, 그러니까 무한집합의 정의는 조금 더 엄밀하게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집합 A가 존재할 때 그 집합의 진부분집합과 일대일 대응이 존재할 때 집합 A를 무한집합이라고 한다.
다음과 같은 용어가 도입되었습니다.
1. 진부분집합
2. 일대일 대응
하나씩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진부분집합
이란
먼저 부분집합에 대해 알아봅시다.
집합 {1,2,5}에 대해 생각하면 그것보다 작은 규모라고 생각되는 집합 {1,2}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원소 1과 2는 모두 전자의 집합에 포함되므로 이럴 때 후자의 집합을 전자의 부분집합이라고 합니다.
어느 집합의 원소가 다른 집합에 모두 포함될 때 전자 집합을 후자의 것의 부분집합이라고 합니다.
예시를 들자면
{1,2,3}은 {1,2,3,4}의 부분집합입니다.
{12,3}은 {12,3}의 부분집합입니다.
이렇게 두 집합이 같은 경우에도 부분집합이라고 부릅니다.(정의 상 문제가 없으니까)
하지만
{1,3}은 {1,4}의 부분집합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원소 3은 후자의 집합의 원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짝수집합'(짝수를 모두 모아둔 집합)은 '자연수집합'(자연수를 모두 모아둔 집합)의 부분집합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짝수는 자연수이기때문입니다.
이렇게 쉬운 부분집합의 개념 중 우리는 두번째 예시에 집중해야합니다.
두 집합이 같은 경우에도 한 집합은 곧 다른 집합의 부분집합이며 그 반대도 성립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손과 발은 당신의 부분이지, 이것이 곧 당신과 같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의 '부분'이라는 용어는 굉장히 상식적이지만
위에서 본 예시에 빗대어 생각하면, "당신은 당신의 부분입니다."라는 괴상한 발상이 떠오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괴리를 피하기 위해서 "진부분집합"이라는 개념을 생각합니다.
진부분집합이란
부분집합이지만 상대 집합 그 자체는 아닌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서 {1,2,3}은 {1,2,3,4}의 부분집합이며 진부분집합입니다.
또한, {1,2,3}은 {1,2,3}의 부분집합이지만 진부분집합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둘은 같은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직관과 더 어울리는 것은 진부분집합이라는 개념이 부분집합보다 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일대일 대응
일대일 대응이란
아주 쉬운 개념입니다.
당신이 과팅 자리에 나갔습니다.
남3 여3 자리에 갔을 때 술자리가 무르익고 남녀가 서로를 선택해 2차를 나가기로 했습니다.(무슨 의도인지 그 개인사정은 모르겠습니다.)
이 때 가장 평화로운 경우는 남녀 커플이 서로 겹치지 않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여자 두 명이 같은 남자를 지목하면 좋지 않겠죠?
남자를 1 2 3 이라 하고 여자를 a b c의 세 명이라고 한다면
1-a, 2-b, 3-c나 1-b, 2-a, 3-c와 같은 커플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일대일 대응이라고 합니다.
즉 두 개의 집합이 존재할 때 서로 겹치지 않고, 서로 빠지는 원소들이 없게 지목하여 짝짓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좀 더 쉽게 생각하자면
남자 집합의 남자 원소 6개가 존재할 때
이 남자 원소들은 여자 집합의 여자 원소들을 서로 겹치지 않게 선택해야합니다.
그러면서 여자 집합의 여자 원소 어느 한 명도 선택받지 못 하면 안됩니다.
즉 여자 집합의 원소의 개수는 남자의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보았을 때 여자와 남자 수가 같아야 그러한 일대일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다.
이제 두 가지 개념을 살피었으니 본격적으로 무한집합의 정의에 대해서 논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무한집합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집합 A가 존재할 때 그 집합의 진부분집합과 일대일 대응이 존재할 때 집합 A를 무한집합이라고 한다.
집합 A를 {1,3,6,7}이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진부분집합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겠죠
{1,6}
두 집합 사이에 일대일대응이 존재하는지를 살핌으로써 저희는 과연 집합 A가 무한집합이 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당연히 두 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다르니 존재할 수 없습니다.
두 남 녀 집합 상의 과팅은 태초부터 망삘이었습니다.
진부분집합 다른 어떤 것을 생각해도 그 진부분집합은 A와 같을 수 없기에 그 어떤 것도 원소의 개수가 A와 같을 수 없으며 그것보다 더 작게 됩니다.
따라서 어느 경우에도 일대일 대응이 존재하는 진부분집합을 생각할 수 없기에 A는 무한집합이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일대일대응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유한집합이라고 생각합시다.
따라서 유한집합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한집합이 아닌 것
무한집합의 대표격인 자연수 집합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 집합의 저희의 새로운 무한집합의 정의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연수 집합은 보통 대문자 n으로 쓰고
N={1,2,3,4,5,6...}처럼 직관적으로 표현합니다.
그것의 진부분집합은 무수히 많은 것이 있겠습니다만(이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어려우니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갑시다.)
그 중 특수한 경우로 짝수집합을 고르겠습니다.
짝수는 영어로 even number로 대문자 E로 표현하겠습니다.
E는 N의 진부분집합이며
E={2,4,6,8,...}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N과 E사이에 일대일대응이 존재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N을 남자집합, E를 여자집합이라고 생각하면
1번 남자는 여자 2번을
2번 남자는 여자 4번을
3번 남자는 여자 6번을
.
.
.
k번 남자는 2k번 여자를 선택하면 됩니다.
즉 y=2x와 같은 대응관계가 존재하고
이것은 곧 일대일대응입니다.
1. 어느 남자의 여자선택도 절대 겹치지 않았으며
2. 이대로 쭉 선택한다면 어느 여자도 선택받지 아니하지 않기때문입니다.
따라서 집합 N은 정의에 따라서 무한집합입니다.
즉 자연수는 무한합니다.
굉장히 신기하지 않습니까?
일대일 대응이 존재하려면 유한집합에서는 당연히 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같아야했는데
'개수'라는 개념이 모호해진 무한집합에서는 오히려 개수가 다를 것 같은(직관적인 느낌) 두 집합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무한집합의 특성을 토대로 하여 무한집합을 정의한 것입니다.
태초에는 너무나도 쉬운 유한을 정의하여 그것이 아닌 것을 무한으로 정의하였더니
문제가 발생했고
따라서 어려운 길로 가 무한의 세계에서 통하는 논리를 바탕으로 무한을 새로이 정의했습니다.
수학자들은 이러한 노력으로써 무한이 아닌 것을 유한으로 정의하였고
새로운 정의를 바탕으로 모호했던 무한을 명확하게 하였습니다.
유한을 버리고 무한을 취함으로써 무한과 유한을 모두 얻어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예제 하나를 더 보겠습니다.
짝수는 무한한가?
위 문제는 짝수집합이 무한집합인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과 같습니다.
짝수집합 N은 다음과 같습니다.
N={2,4,6,8...}
그것의 진부분집합을 생각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것을 선택했습니다.(다른 진부분집합으로도 충분히 증명히 가능합니다.)
{4,8,12,16...}
즉 4의 배수 집합입니다.
2번 남자는 4번 여자를
4번 남자는 8번 여자를
.
.
.
k번 남자는 2k번 여자를 선택하면
이 과팅에서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일대일 대응입니다.
그것은 곧 정의에 따르면 짝수집합은 무한집합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이윽고 짝수는 무한하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여러분들이 평소에 짝수는 무한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개많잖아? 하고 넘길 것이었지만
이제는 이렇게 칼같고 아름다운 정교한 논리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지 않게 당연히 받아들여, 당연하지 않은 정의로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었음을 밝힘과 동시에 사실은 당연한 것임을 밝힐 수 있게 됩니다.
당연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후자의 경우는 천박합니다.
전자의 경우는 우아합니다.
이렇게 우아한 것은 곧 수학 감수성입니다.
이 글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셨나요?
저는 어떠한 수학적 사실을 이야기할때
그것이 곧 수학일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 대한 것일 때도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꺼림칙하게 느낍니다.
예민해지는 것이 곧 편해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수학은 이러한 예민한 방식으로 편한 진리를 찾습니다.
그 누구도 반박할 수도 없는 100%의 완결된 논리
그 누구도 절대 딴지를 걸 수 없습니다.
지구가 멸망하고 인간 문명이 사라져도
수학은 우주에 남습니다!
인간 문명이 사라지기 전
더 작게는 사람이 죽기 전
그러니까 당신이 죽기 전까지는 누군가 무한집합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그냥 졸라 많은 것. 하지 말고
다음과 같이 대답합시다.
어느 모임의 부분과 그 모임 사이에 평화로운 과팅이 존재할 때
그 모임은 무한한 모임(무한집합)이다.
-Set Theory(집합론) 수학과 학부생 1학년 과목-
'현재와 미래 > 남승우의 수학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apter 6 - 자연상수 e의 도입과 지수함수의 미분법 (0) | 2024.08.12 |
---|---|
[번외] 여드름의 수학 (0) | 2024.08.08 |
Chapter 5 - 삼각함수의 덧셈정리, 삼각함수의 도함수 (1) | 2024.07.20 |
Chapter 4 - 곱꼴의 미분법과 유리함수의 도함수 (0) | 2024.07.14 |
Chapter 3 - 기본적인 미분법과 다항함수의 도함수 (0) | 2024.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