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번외 편으로 찾아왔습니다.
당분간 부대 일정이 굉장히 바쁘고 정신 없어 기존에 쓰던 미적분학에 대한 내용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원래 피부가 정말 좋았습니다.
어디 가면 관리받냐고 할 정도로 정말 깔끔한 피부를 갖고 태어났는데
입시 스트레스로 1차로 가격 받더니 조금 망가지고
이내 별 생각 안하고 살아가더니 입대를 합니다.
군생활로 스트레스를 더 받고 여드름이 증가했습니다.
원래도 한 두어개 있던 화농성 여드름(빨간 여드름)이 조금씩 늘어나더니 더이상 자기만족의 영역 안에 있는 피부가 아니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8월 3일에 피부과에 방문해 11만원이나 주고 스케일링을 받았습니다.
관리사분께 피부를 맡기고 온갖 여드름을 압출하고 이것저것 관리를 받고 약까지 처방받았습니다.
특히 많았던 여드름은 좁쌀 여드름인데
관리사 분께서 좁쌀 여드름이 방치하면 점점 늘어난다고 하셨습니다.
군대 동기도 피부과를 다녀온 저에게 피부과를 자주 방문해서 여드름을 모두 압출하면 더이상 잘 생기지 않는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드름은 기존에 있던 양에 비례해서 더 생기곤 하나 봅니다.
....
... 뜬금없이 주제를 바꾸겠습니다.
미적분학에 대해 소개하는 Chapter들은 사실은 기초엔 '미분방정식'이라는 주제로 다가가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다양한 것들에 의미를 두고 있지만
아직도 나아가는 진도에 미분방정식을 다룰 생각은 매우 확고합니다
미분방정식에서 '방정식'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웬만한 경우 많이 들어보았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 x+1 =0 $
이것은 방정식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답은
$ x=-1 $
입니다.
그러니까 x값이 -1일 때 저 식이 성립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다른 어떤 경우에도 저 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의 등식이 존재합니다.
1. 항등식
2. 방정식
항등식과 같은 경우는 "항상 성립하는 등식"이라고 하여서 말 그대로 항상 '참'인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서
$ x=x $
$ 1=1 $
과 같은 것들이 있겠죠
당신이 죽어도 혹은 학부 수업을 째고 술을 마시러 가든 누구와 만나든 집에 가서 넷플릭스로 뭐를 보든
1이 2랑 같다는 허무맹랑한 상상을 하여도 절대 두 식의 참 거짓 여부는 바뀌지 않습니다.
항상 '참'이죠.
이런 등식들을 '항등식'이라고 합니다.
등식이라는 것은 '등호가 포함된 식'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방정식의 경우는 조금 사정이 다릅니다.
방정식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지수 값에 따라서 참과 거짓이 결정되는 등식"
일단은 등식인데 x(미지수)값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 식이 참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위에서 본 예시가 그렇습니다.
$ x+1=0 $
$ x=-1 $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 거짓이죠, 이 경우에만 참입니다.
이렇게 참과 거짓이 미지수 값에 따라서, 쉽게 말하고 좁고 편협하게 말하면 x값에 따라서 참과 거짓이 달라지는 등식을 방정식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방정식이 참이 되도록 하는 x값들을 해당 방정식의 답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을 전문용어로
방정식의 '해' 혹은 방정식의 '근'이라고 부릅니다.
해법 할 때의 해
뿌리 근자의 근을 생각하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
그렇다면 우린 이제 방정식의 뜻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방정식에는 일차방정식, 이차방정식, 유리 무리 방정식 등 정말 여러가지의 방정식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는 이름을 붙이기 애매한 것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고, 미지수가 x 하나인 경우가 아닐 때도 무수히 많습니다.
x는 변수로써 뭔가 변하고 미지정된 값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x값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x값이 뭐냐에 따라서 식의 참 거짓이 바뀌는 것이죠
하지만 '미분방정식'이라고 하는 것은 비슷한 맥락을 공유하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듭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것입니다.
$ y'=x $
y'은 이전에 미적분학 수업에서 다루었듯이 y를 미분한 것이겠죠? 그러니까 도함수입니다.
이 식은 도함수인 y'이 무엇이느냐에 따라서 식의 참거짓이 바뀝니다.
과연 무엇인가 하면 그 도함수가 x인 경우에는 그 식이 참이 됩니다.
미지수 값에 따라서 참 거짓이 결정되는 등식.
도함수가 무엇이느냐에 따라서 참 거짓이 결정되는 등식.
따라서 후자와 같은 경우를 미분방정식이라고 표현합니다.
y'과 같은 도함수를 포함한 미분방정식은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정말 무수히 많은 경우가 존재하며
그 중에는 정말 까딱하면 풀리는 것과, 그 누구도 해를 찾을 수 없는 것, 복잡한 일반해가 존재하는 경우 등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 y'=x $
위와같은 경우는 도함수가 x라는 뜻이므로
$ y=0.5x^2 $
와 같은 경우가 해당 미분방정식의 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미분방정식은 도함수도 있고, 그냥 변수도 섞여있고, 때로는 그 자체 y도 섞여있는 잡탕의 식에서 y를 찾아내는 것이 주요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y'이라는 것은 y의 순간변화율이라고도 부릅니다.
미적분학 chapter에서 추후에 다룰 것이지만 도함수가 곧 접선의 기울기를 의미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것은 곧 변화율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y가 거리라고 할 때 이것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은 속도가 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미분방정식의 용도가 무엇이느냐 물어본다면 다음과 같이 대답해도 좋습니다.
어떤 값과 그 값의 변화율이 관계있을 때 생각해볼 수 있는 수학적 도구
좁쌀 여드름은 그 양이 많을수록 빨리 그리고 많이 생깁니다.
그니까 다른 예시를 들자면
얼굴을 하나의 방이라고 하고
피부의 부분부분을 모두 하나하나 1번 사람 2번 사람이라고 하여 n번째 사람까지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그 n명의 사람 중 코로나 감염자가 5명 있는 경우보다 10명 있는 경우가 더 코로나가 빨리 그리고 많이 퍼질 것입니다.
이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코로나를 좁쌀여드름, 사람을 피부의 부분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위에서 언급한 말이 쉽게 이해될 겁니다.
우리는 여기서 미분방정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좁쌀 여드름의 양이 증가하는 속도(변화율)은 좁쌀 여드름의 양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좁쌀 여드름의 양을 y라고 하면
그가 증가하는 속도는 y를 미분한 것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y'이 되고
y와 y'은 비례관계에 있음을 관리사분의 말과 제 군대 동기의 말을 바탕으로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등'식을 세웁니다.
$ y'=ky $
여기서 k는 비례상수입니다.
미지의 양수로써 과연 좁쌀 여드름이 얼마나 그가 생기는 속도에 기여하는지 모르기때문에 이 비례상수를 설정합니다.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위 식에서 y가 커지면 y'도 커진다는 걸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이것은 y'이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서 참과 거짓이 나뉘는 식입니다.
이것은 미분방정식이고,
y를 구하면 끝이 납니다.
이런 미분방정식의 형태는 굉장히 쉬운 형태로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y'=ky $
$ \frac{y'}{y}=k $
$ \int \frac{y'}{y} dt=\int k dt $
y는 양수이므로
$ ln(y)=kt+C $
$ y=e^{kt+C} $
초기의 여드름 양(y)를 P라고 하면,
$ t=0일 때 y=P라고 하자. 즉 P=e^{C} $
따라서
$ y=Pe^{kt} $
이러한 결론에 다다릅니다..
우리는 y를 구했습니다.
즉 시간에 따라서 여드름 양이 어떻게 변해갈 지를
1. 여드름양의 변화율에 대한 통찰 (여드름이 증가하는 속도는 그 양과 비례할 것입니다.)
2. 초기의 여드름 양 (t,y)=(0,P)
로부터 도출해내었습니다.
2에서 초기의 정보를.
1에서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마치 "점화"하는 것과 같은 정보를 담아 '미분방정식'을 세웠습니다.
이것을 풀이함으로써 위와같은 식을 얻어내었고
이 t에는 어떤 값을 대입해도 그 시각에 해당하는 나의 여드름 양이 도출되게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구한 y가 정말 괜찮은 과학적 사실이 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 k=1, P=1로 두고 y를 다시 써봅시다. 다음과 같습니다.
$ y=e^t $
이것의 그래프를 그려보면.
t=0일 때를 보면 정상적으로 여드름의 개수가 1인 것 같습니다.
그런에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너무 비정상적으로 여드름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독자가 직접 지오지브라에서 이 그래프를 그려보면 알겠지만
여드름 양이 무한이 커지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위 식을 믿어도 될까요?
피부 미용 질환인 여드름을 치료하는 데에 있어서 위와같은 수학적 과학적 데이터를 믿고 도움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요
정말 터무니없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대체 세상의 어느 피부가 여드름이 무한개가 나는가요...
말도 안되죠.
그렇다면 우리의 이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는가 하면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모델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우리의 모델링이 참이라면 결론에도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수학 기술)
하지만 결론에 문제가 있다면 이것은 곧 모델링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과정은 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모델링을 들여다 봐야합니다.
우리의 모델링은 두가지로 이루어져 있었죠.
1. 여드름양의 변화율에 대한 통찰 (여드름이 증가하는 속도는 그 양과 비례할 것이다.)
2. 초기의 여드름 양 (t,y)=(0,P)
2의 경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왜인지는 생각해보라.)
분명 1의 문제일 것입니다.
1의 문제점을 사실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여드름의 양이 증가하는 것은 여드름 양에 비례하는 것뿐만으로는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 식습관, 생활습관, 그리고 직업적 특성 등 환경에 대한 영향을 죽을때까지 받게 되어있으며
또한 내가 무슨 약품을 처방받았고
여드름끼리도 서로 가까이 집을 짓고 살아가고 싶진 않을거라는 제 추측이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여드름이 다다다다닥 붙어서 무한개가 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결론에 다다른 것입니다.
이 문제는 쉬운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 1번의 가설을 세우면서 이미 잘못될 결론을 짐작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현상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면 그러한 통찰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미분방정식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설에 따라 미분방정식을 세우고 그럴듯한 결론이 나오면 그것은 신뢰하고 이용하면 되지만.
역으로는, 가설에 따라 똑같이 하였는데, 괴상한 결론이 나오면 우리의 가설에 문제가 있다는 '피드백'을 얻게 됩니다.
그 피드백으로부터 얻는 새로운 요소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될 수도, 수학적 통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어떠한 현상을
변화율과 연관지어서 미분방정식으로 해석해보는 것은 효과적이라고 보는 것이 믿음직합니다.
그것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는 겁니다.
여드름 수학을 더 정밀하게 모델링해서
새로운 미분방정식을 세워보고 다시 그래프를 그려서 괜찮은 결과인지, 우리의 가설이 어떠한지 평가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굉장히 복잡한(지금의 수준에서) 수학을 요구할 수도 있고 쉬운 과제가 아닐 것입니다.
(심심하면 해보자)
따라서 계산은 여기에서 멈추고 담소를 나누며 끝을 냅시다!
저는 관리사와 군대 동기의 말을 듣자마자 미분방정식을 써야겠음을 떠올렸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무래도 떠오르지 않겠죠?
왜냐하면 미분방정식이 어느 값과 그 값의 변화율이 관련있는 경우를 다루는 수학적 도구라는 걸 모르거나
거기까지 생각이 닿더라도 호기심이 그렇게 크지 않거나, 그것의 효용에 대해서 깊이 음미하지 못 했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 경우의 미분방정식은 굉장히 쉬운 형태로(사실 모두가 이해하진 못 할 것이다.)
쉽게 풀었고 쉬운 결론을 얻어냈습니다.
앞으로 해나갈 미적분학 공부에서는 미분방정식을 제대로 다시 다룰 것인데요...
Chapter 0에서 마지막 쯔음에 언급했던 것이 기억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예시들을 잘 살펴보면 미분방정식의 예시가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고급지고 복잡한 것들을 해석하기 위해 우리의 복잡한 수학실력을 길러야 하고
그것을 위해 더 예민한 수학 감수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도록 합시다.
이제 당신은 피부과에 가면 '여드름 수학'이나 그것에 해당하는 '여드름 미분방정식'을 떠올려야 하는 겁니다.
관리사가 여드름을 짜줄 때에는
"앞으로는 여드름이 증가하는 속도가 줄겠네요?"
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하면서 여드름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려는 처절한 아름다운 발버둥을 시도해야합니다.
처절한 발버둥을 위해서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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