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각형
세모 중에 가장 세모다운 세모다.
정확히 말 하자면
세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다.
모든 내각의 크기가 60도이며,
대칭성을 띄고있는 아름다운 도형이다.
그리고 정삼각형의 정말 아름다운 성질 중 하나는
이렇게 정삼각형 내부에 아무 점을 잡고
그 점에서 세 변까지 떨어진 거리를 재어서 더한 값은
항상 일정하다.
그리고 그 합은 정삼각형의 높이와 일치한다.
아름다운 성질이다.
기하학적 증명은 간단한 보조선 몇 개를 긋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증명은 크나큰 수학적 의미가 있어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서 내 이야기를 조금 하고자 하는데,
나는 부족한 면도, 모난 면도 너무나도 많아서 사람들을 많이 떠나보내곤 했다.
정말 많이도 보낸 것 같은데,
어제 오랜만에 14개월만에 한 친구를 만났다.
그랬다 그 친구는,
"이새끼 어떻게 군대갔다와도 똑같냐 시발ㅋㅋ"
누가 보면 욕이다.
근데 욕이 아닌 것 누구나 다 안다.
아주 강한 우정의 표현이다.
서로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할 줄 알았다.
버스에서 내린 나와 마주친 친구.
14개월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너무나도 재잘재잘 서로 잘 떠들어대며 막창집으로 향했다.
서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을 떠들어대고 행복한 이야기를 했다.
서로의 고민도 이야기하고 걱정도 털어냈다.
막창집에서 내가 이상한 농담을 하니
"이새끼 어떻게 군대갔다와도 똑같냐 시발ㅋㅋ"이라고 행복한 농담을 해주는 친구다.
그 당시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라왔는데 너무 듣기좋은 행복한 말이어서 깔깔깔 하고 웃어댔다 나는.
내가 그랬다.
야 근데 진짜 서로 대학교 가고 사회로 조금 나가니까 이렇게 보기 힘들어지네..?
하니.
"뭔 개소리야 니가 군대가서 못 본거지, 나는 주말마다 동네에 와서 알바하고 쉬었지."
너무 당연한 소리였다.
아마 자취생들을 많이 못 보아서 이상한 오해를 내가 한듯 싶었다.
동시에 드는 생각은 이 친구가 나중에 서로 우리가 사회를 나가도 이렇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단 생각뿐이었다.
이번엔 서로가 작은 사회로 나갔음에도 이렇게 변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는데
시간이 더 지나 멀어지더라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 정삼각형을 보자
정삼각형은 나의 세계를 뜻한다.
그리고 내부의 임의의 점은 나를 상징한다.
이 점은 정삼각형 내부 어디에 위치할지는 모른다.
그니까 나는 나의 세계 반경 어디에서 생활할지는 모른다는 의미이다.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의미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변으로부터의 거리의 합은 일정하다.
이 점이 정삼각형 어디에 위치하더라도 항상 세 변의 길이의 합은 일정하다.
세 변 각각의 길이는 변하여 자칫 잘못하면 그 합도 변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군대에서 느낀 나의 그 생각처럼 말이다.
하지만 다 합한다면
항상 일정할 수밖에 없다.
각 변의 길이가 연락의 빈도, 돈이 오가는 상황, 얼굴을 보는 횟수, 서로가 서로를 향하는 마음의 크기라고 생각해보면
각각은 변하게 된다. 시간에 따라 항상. 점이 어디있느냐에 따라서 항상 바뀐다.
하지만 그 합은 일정하다.
몸이 멀어져 자주 볼 수 없으면 연락이 많아질 수도 있고,
연락을 많이 못 하게 되는 상황이면 서로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지지 않을까
여러가지 서로를 향한 요소들은 각기 시공간에 따라 변화하지만
그 합은 일정하다.
이 점이 정삼각형 어디에 위치해도,
그러니까
내가 내 세계 밖으로만 나가지 않고 그 안에 항상 어디엔가 위치해있다면
정말 진정한 우정은
서로에 대한 각기의 요소의 합이 일정하여
견고한 우정의 합이 유지되는 관계가 아닐까싶다.
오랫동안 못 보았지만
너무 어색하지 않게 재미있게 놀아준 친구에게 감사하며
정삼각형을 숭배하는 글을 마친다
땡큐 LSH!
담엔 동네에서 술한잔하자 잘지내
'현재와 미래 > 남승우의 수학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금비 pt1 (1) | 2024.11.17 |
---|---|
특수함 (3) | 2024.11.13 |
Problem 1 - 미분방정식과 눈덩이의 소멸pt2(end) (0) | 2024.09.21 |
[번외] 정삼각형의 대칭성 (0) | 2024.09.03 |
Problem 1 - 미분방정식과 눈덩이의 소멸 pt1 (0) | 2024.08.27 |